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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공간의 탈원근법적 현상에 대한 연구 김민정 시각매체의 다양화와 시각 환경의 다변화 현상 이면에는 일관된 시각논리가 전제된다. 원근법은 이러한 현상을 대표하는 조형양식이고 시각경험을 체계적으로 구조화시킨다. 원근법은 수학적 논리에 근거하여 3차원의 공간을 창출한다. 이 때 생성되는 3차원 공간은 2차원 평면에 대한 부정에서 출발한다. 원근법은 캔버스 평면의 물질성을 지우고 ‘창’으로 변모시켜 평면을 투과하는 수직적 깊이의 위계공간을 형성한다. 즉 ‘창’은 3차원 환영 공간을 보여주는 비물질적 투명한 면을 뜻한다. 원근법 공간의 사실성이 내포하고 있는 허구성은 회화의 3차원 공간 과 2차원 평면 이원화 현상을 가져왔다. 원근법 논리의 핵심인 소실점은 공간구조의 기준이 되며 공간을 해석하는 시선을 사전에 한 가지 논리로 규정한다. 르네상스 시대에 정립된 원근법은 후기 인상주의, 입체파 경향이 나타나면서 서서히 와해되었다. 원근법의 한계인 일점 소실점을 극복한 형태인 다시점구조의 등장은 3차원 공간의 성격을 변화시켰다. 그 결과 이제까지 3차원 공간을 구성하는 형식의 일부였던 2차원성이 시각 공간 구성요소의 영역 안에 편입되게 된다. 상하 위계적 질서에 의한 수직적 내부 공간과 구분되는 2차원 평면의 균일한 수평적 질서의 등장은 모더니즘 시대에 이르러 더욱 활발해진다. 평면성은 불투명한 물질성을 앞세워 비물질적 투명한 공간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원근법은 더 이상 회화 공간을 구성하는 필수조건이 아니게 된 것이다. 2차원 평면(two dimensional flat-surface)을 부정한 3차원 공간과, 3차원 공간의 허구성을 드러낸 2차원 평면회화는 이렇게 서로 양자택일적 관계로 이원화되어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디지털 공간에서는 이러한 상반된 공간성이 공존한다.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원근법이 재등장하였지만 작품의 의미에 따른 선택적 요소가 되었다. 또한 이원화된 공간의 엄밀성은 약화되고 혼재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포스트 모더니즘의 해체적 양상과 원근법에 대한 재해석은 디지털 공간과 유사점을 갖는다. 디지털 공간에서는 원근법이 그 자체의 논리를 지키면서도 원근법 공간에 위배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3차원 공간과 2차원 평면성이 혼재됨으로 인한 결과이다. 호크니, 에임스, 에셔의 작품에 나타나는 공간성은 이러한 현상을 시각적으로 뒷받침한다. 호크니는 다양한 시점으로 공간과 사물의 형상을 재조합하면서 수직, 수평성을 동시에 배치시킨다. 에임스는 원근법의 논리에 대한 의문을 제기, 허구성을 드러낸다. 에셔의 작품에는 사실적인 공간자체가 변형된 불가능한 공간이 나타난다. 원근법이 내재된, 이율배반에 의한 순환구조의 형태와 의미는 공간을 다층화 시킨다. 이러한 특징이 디지털에서 나타나는 공간성과 연결된다. 디지털 공간은 레이어의 중층적 구조로 형성된다. 즉 3차원적 공간이 다수의 2차원 평면성으로 구축된다. 모니터로 귀결되는 환영공간 내부에 개입된 평면성은 수평적 배열을 유지하면서 그 자체로 원근법 공간을 포함한다. 각각의 레이어에 해당하는 수직 공간은 복수화되고 수평적 위계로 재구조화되면서 다시 한 번 원근법적 공간으로 통합된다. 몰입과 분산은 동시에 진행되고 투명성과 불투명성은 혼합되는 과정 위에 단일한 구성이 덧입혀지는 것이다. 회화의 역사에서 나타난 이분화된 공간성이 포스트모더니즘 시기에 해체적 성향을 띠게 된 것처럼 디지털 공간은 원근법 공간을 다층적으로 재조합한다. 수직적 공간에 대한 수평적 배열이라는 이중적 성질이 수직 공간으로 통합되는 변증법적인 구성은 역설적 순환 형태와 의미를 가져오게 된다. 작품은 이러한 탈원근법적 특성이 은유적으로 표현된 결과물이다. 임의로 설정된 공간과 소재간의 관계를 역설적 특성으로 구성함으로써 공간에 대한 해석이 충돌과 순환을 거듭하게 되도록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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